이번 시리즈는 국제 뇌과학올림피아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한국뇌캠프” 경시대회 준비에 도움을 드리기 위한 글입니다. 우리나라 정규 교육과정에는 뇌과학을 배울 수 있는 과목이 따로 없습니다. 생명과학 교과에서 뇌의 일부를 배우긴 하지만 경시대회를 준비하는데 내용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다뤄지는 내용은 “한국뇌캠프”의 공식 교재인 <BrainFacts>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추가적인 자료나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통해 실제 교재를 다운 받아 공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직 뇌과학 올림피아드에 대해 모르고 있다면?
- 한국뇌캠프로 고등학생 뇌과학 올림피아드 준비하기
이번 시리즈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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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트는 생물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있을 경우 이해하는데 훨씬 용이합니다.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기 위해선 생소한 생물학적 개념들에 대해 추가 공부를 권고합니다.”
1. 신경세포와 교세포
신경회로와 네트워크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신경세포(뉴런, neuron)입니다. 신경세포는 전기 신호를 다른 신경세포나 근육, 분비샘(gland)으로 전달할 수 있는 특수한 세포입니다. 신경세포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가지지만, 모두 세포체, 가지돌기(dendrite), 축삭(axon)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1.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
세포체(소마, Soma)는 신경세포의 핵과 대부분의 세포질을 포함하며, 단백질 합성과 수송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지돌기는 세포체에서 뻗어나와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신호를 수집합니다. 신경 신호는 축삭을 따라 전달되며, 축삭 말단(axon terminal)에서 시냅스(synapse)를 통해 다른 세포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1-2. 교세포의 역할
신경세포는 교세포(글리아, glia)라고 불리는 지지 세포들과 함께 작용합니다. 과거에는 교세포가 신경세포보다 10배 많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인간과 영장류에서 신경세포와 교세포의 비율이 1:1에 가깝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중추신경계에는 네 가지 주요 교세포가 존재합니다. 성상세포(astrocyte)는 이온 농도를 조절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며, 신경세포 간의 연결 형성을 돕습니다. 미세아교세포(microglia)는 뇌의 면역 세포로서 감염과 세포 손상을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실막세포(ependymocyte)는 뇌척수액을 생성하며,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는 축삭을 둘러싸 전류 흐름을 돕는 미엘린(myelin)을 형성합니다.
2. 이온 통로와 활동 전위
신경세포의 세포막을 가로질러 이온이 이동하려면 이온 통로(ion channel)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온 통로가 없이 이온은 세포막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이온 통로는 “특정” 이온만을 통과시키며, 이를 통해 신경세포의 전압 차이를 조절합니다.
<글쓴이의 노트>
이온은 전하량을 갖고 있으므로 생체 내 전압을 만들어냅니다. 생체 내 전압 조절에 크게 기여하는 이온은 Na+과 K+이며, Cl-와 Ca2+, H+도 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서 기억하면 좋을 점은 Na+는 소듐(Sodium)이라고 읽으며 K+는 포타슘(Potassium)이라고 읽는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주기율표를 외울 때 나트륨 칼륨이라고 외우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2-1. 활동 전위의 생성
기본적인 상태에서 신경세포의 세포막에는 약 -70mV의 전압을 갖고 있습니다. 이 상태를 전문 용어로 휴지 전위(resting potential)라고 부릅니다. 다른 신경세포에서 도착하는 신호는 막 전위를 탈분극(depolarize) 또는 과분극(hyperpolarize)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분극(polarize)은 전압을 0에서 더 멀리 벗어나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탈분극이라함은 -70에서 0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하며, 과분극은 -70에서 그 이하 값을 갖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뉴런에 의희 탈분극되어 특정 임계 전압(threshold)에 도달하면, 전압 의존성 이온 통로가 열리면서 활동 전위(action potential)가 발생하고 축삭을 따라 신호가 전달됩니다. 여기서 임계 전압을 역치값이라고도 말하며 이때 해당 전압은 휴지 전위에서 15mV 상승한 약 -55mV에 해당합니다.

<글쓴이의 노트>
휴지 전위라는 단어 떄문에 뉴런이 쉬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70mV의 전압이라 함은 0mV 상태로 돌아가고자 하는 힘을 지닌 상태입니다. 마치 새총의 시위를 잔뜩 당겨 놓은 상태입니다. 실제로 -70mV를 유지하기 위해 뉴런은 지속적으로 에너지(ATP)를 사용합니다.
3. 시냅스와 신경전달물질
뉴런 간 신호는 시냅스에서 전달됩니다. 시냅스는 축삭 말단, 인접한 신경세포의 가지돌기, 그리고 그 사이의 시냅스 틈(synaptic cleft)으로 구성됩니다. 전기 신호는 직접 전달되지 않고,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라는 화학적 신호를 통해 전달됩니다.
3-1. 신경전달 과정
활동 전위가 축삭 말단에 도달하면, 전압 의존성 칼슘 통로(voltage gated calcium channel)가 열려 칼슘 이온(Ca2+)이 유입됩니다. 이는 신경전달물질을 포함한 시냅스 소포와 세포막의 융합을 유도하여 신경전달물질을 시냅스 틈으로 방출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은 수용체에 결합하여 이온을 유입시키거나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며, 이후 효소에 의해 분해되거나 축삭 말단이나 성상교세포로 (재)흡수됩니다.
<글쓴이의 노트>
'전압 의존적'이라는 표현은 특정 단백질의 활성 여부가 전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압 의존성 칼슘 통로'를 예로 들자면, 해당 단백질이 위치한 세포막 전압이 상승하면 통로가 열리게 되고, 이후 칼슘이 오고 갈 수 있게 됩니다.
3-2. 신경전달물질의 종류
글루탐산(glutamate)은 뇌에서 가장 흔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며, 주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은 GABA(가바)입니다. 글루탐산은 AMPA 및 NMDA 수용체와 결합하며, 그 중 NMDA 수용체는 특히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GABA는 이온성 및 대사성 수용체를 통해 억제 신호를 전달합니다.
이온성 수용체는 말 그대로 이온을 직접 전달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러므로 전압을 직접적이고 빠르게 변화시키는 특징을 갖습니다. 반면 대사성 수용체의 경우 세포 내로 광범위한 신호전달분자들을 활성화 시킵니다. 이 과정은 전압에 관하여 이온성 수용체보다 느리지만 장기적으로 작동합니다.
4. 수용체와 분자 신호 전달
신경세포는 다양한 수용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호르몬이나 신경조절물질 등의 신호를 감지합니다. 이러한 신호는 세포 내 반응을 유도하여 신경세포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글쓴이의 노트>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가장 대중적인 '신경전달물질'로 일컬어집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도파민과 같은 물질을 '신경조절물질(neuromodulator)'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대표적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 및 GABA와 뚜렷이 보이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4-1. 신호 전달 경로
호르몬이나 신경조절물질이 수용체에 결합하면, 신호전달 경로가 활성화되어 이온 통로를 조절하거나 특정 효소의 활성을 변화시킵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나 성 호르몬과 같은 스테로이드성 호르몬은 세포막을 직접 통과하여 세포 내 수용체와 결합하고, 이후 전사인자로 작용하여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합니다.
5. 신경세포, 유전자 및 유전자 발현
모든 세포는 동일한 DNA를 포함하지만, 신경세포는 특정 유전자만을 발현하여 고유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유전자 발현의 차이는 염색질 구조의 화학적 변화에 의해 조절됩니다.
5-1. 유전자 발현 조절
열린 염색질(chromatin) 구조는 활발한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며, 조밀한 염색질 구조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가역적이며, 신경세포는 환경적 요인이나 호르몬 신호에 따라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5-2. 유전적 변이와 신경질환
유전자 변이는 신경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테이-삭스 병은 특정 지방 대사 효소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신경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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