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는 국제 뇌과학올림피아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한국뇌캠프” 경시대회 준비에 도움을 드리기 위한 글입니다. 우리나라 정규 교육과정에는 뇌과학을 배울 수 있는 과목이 따로 없습니다. 생명과학 교과에서 뇌의 일부를 배우긴 하지만 경시대회를 준비하는데 내용이 매우 부족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다뤄지는 내용은 “한국뇌캠프”의 공식 교재인 <BrainFacts>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추가적인 자료나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링크를 통해 실제 교재를 다운 받아 공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직 뇌과학 올림피아드에 대해 모르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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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각피질: 각도, 속도, 색, 그리고 단계적 정보처리
1차시각피질(the primary visual cortex)은 우리 후두엽(occipital lobe)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금 뒤통수를 만져보세요! 그 바로 아래에 눈에서 전달된 시각 정보가 처리되고 있습니다.
시각 체계 전달 경로
망막-(시신경)-(시교차)-시상의 외측 슬상핵-(시신경 방사)-1차시각피질
* ()는 백색질로 축삭 다발을 뜻합니다.

1차시각피질, 망막, 시상은 모두 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각 층은 특정 정보를 처리합니다. 그 중 1차시각피질의 중간 층(layer 4)은 시상에서 전달된 신호를 최초로 받는 층에 해당합니다.
1차시각피질에 도달한 시각 정보는 다른 층으로 정보가 전달되며 좀 더 복잡한 시지각(perception)을 만들어 냅니다. 점 모양으로 반응하던 신경세포들은 특정 기울기를 갖고 있는 선 모양에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나아가 특정 기울기의 선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에만 반응하는 신경세포들도 나타납니다.

<글쓴이의 노트>
감각(sensation)과 지각(perception)은 뇌인지과학에서 자주 다뤄지는 주제이지만, 다소 헷갈릴 수 있습니다. 지각은 물리적 자극이 신경신호로 전환(transduction)되는 것이 핵심이라면, 지각은 우리 뇌에 물리적 자극이 표상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시각 정보는 층과 영역으로 전달되며 더 복잡한 정보를 지각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복측(ventral) 경로와 배측(dorsal) 경로가 있습니다.

<글쓴이의 노트>
복측(ventral)은 동물의 복부를 의미하며 배측(dorsal)은 등쪽을 의미합니다. 뇌의 관점에서 복측은 보통 아래쪽을, 배측은 보통 위쪽을 가리킵니다.
복측 경로는 후두엽에서 측두엽(temporal lobe)으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이 경로는 ‘무엇’에 해당하는 정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굴, 물체, 신체 부위 등이 이 경로에서 처리됩니다.
반면, 배측 경로는 후두엽에서 두정엽(parietal lobe)로 정보가 전달됩니다. 이 경로는 ‘어디’에 해당하는 정보를 처리합니다. 사물의 움직임을 처리하여 그 물체를 향해 팔을 뻗는 행동과 신경신호 처리에 관여합니다.
2. 인간의 눈이 두개라서 좋은 점?
사물을 단순히 인식하는 점에 대해서 눈은 하나여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눈이 두 개라서 얻는 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깊이 지각입니다. 눈은 미간을 사이에 두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양쪽 눈에 들어가는 시각 정보가 미세하게 다를 수 밖에 없는데요. 이 특징 덕분에 우리는 깊이(혹은 3차원)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두 눈의 초점(fovea)는 나무에 있습니다. 이 경우 초점보다 가까운 손가락은 초점을 기준으로 바깥쪽에 상이 맺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나무보다 뒤에 있는 물체에 대해서는 초점 안쪽에 상이 맺히겠죠? 이러한 차이를 통해 깊이를 지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깊이 지각과 관련된 질병으로 눈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시(strabismus)의 경우 깊이 지각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3. 시각장애 치료
시각장애 치료에 관한 통찰은 동물연구에서 많이 비롯되고 있습니다.
사시는 사실 처음에는 좋은 시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눈에서 전달된 시각 정보가 통합되지 못해 한쪽 눈의 정보를 다른 쪽 눈의 정보보다 훨씬 선호하게 되면서 발생하고, 때로는 선호되지 않은 눈의 시력은 잃게 되기도 합니다.

시력은 8세 이전에 치료가 시작된다면 다시 복구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시에 대해 8세 이전, 심지어는 4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여 정상적인 시력을 얻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광수용세포의 기능 상실이나 손실은 실명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입니다. 아직까지 이러한 종류의 실명을 치료하기 어렵지만, 유전치료를 통해 광수용세포의 재생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황반변성과 같은 다른 종류의 실명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치료를 개발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 중에 있습니다.
실명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방안으로 망막 신경절세포(retinal ganglion cell)에 직접적인 전기 신호를 보내는 연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시각의 원리를 보면 결국 신경절세포가 뇌로 전기신호를 보내야 시각이 가능해 집니다.
이렇듯 원리에 기반한 치료 연구는 환자 개인의 인생과 인류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한걸음이 됩니다.
4. 마치며
감각과 지각 (1)과 (2)를 통해 시각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다음 파트에서는 청각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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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뇌과학올림피아드 준비 1: 뇌의기초 (3)
- 고등학생 뇌과학올림피아드 준비 2: 감각과 지각 (1)